1. 개념 및 정의
열처리(熱處理, heat treatment)란 가열·냉각 등의 조작을 적당한 속도로 조절하여 그 재료의 특성을 개량하는 조작으로 온도에 의해서 존재하는 상의 종류나 배합이 변하는 재료에 이용되는 공정이다.
흔히 사용되는 것은 금속인데, 고온에서 급랭하여 보통이면 일어날 변화를 일부 또는 전부 저지하여 필요한 특성을 내는 담금질(퀜칭), 한 번 담금질한 후 비교적 저온에 가열하여 담금질로써 저지한 변화를 약간 진행시켜 꼭 알맞은 특성을 가지게 만드는 뜨임(템퍼링), 가열하여 천천히 식힘으로 금속재료의 뒤틀림을 바로잡거나 상의 변화를 충분히 끝나게 하여 안정 상태로 만드는 풀림(어닐링) 등의 여러 가지 처리를 모두 열처리라고 한다.
2. 열처리의 역사
오늘날 열처리는 고도로 다양화되어가는 추세이며, 이러한 경향은 플라스틱이나 세 라믹 기타 복합재료 등에까지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에 사용되는 소재에서 요구되는 경량화가 환경적인 조건을 충족시키고 치열한 국제 경쟁을 극복하기 위하여서는 열처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열처리 기술의 발달은 인간이 금속을 다루기 시작한 역사와 같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청동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 아이스맨의 동제 도끼
얼마 전 오스트리아 남 티롤 지방의 알프스 빙하에서 4000년 전의 청동기시대 초기의 미라가 발견되어 ‘세기의 대발견’이라고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이 미라는 ‘아이스맨’이라고 불리었는데, 여기서 발견된 것 중에 돌의 칼날 부분에 부착된 나이프와 동합금제의 도끼를 가지고 있었다.
이 동합금이 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쐐기형의 형상과 어느 정도의 경도가 필요하게 되는데, 경도는 함유 성분을 적당히 조절하면 증가시킬 수 있다. 이것을 쐐기형에 단조하고 연신하여 연마하면 칼로서의 기능을 가지게 되며 쐐기형으로 성형하기 위해서는 용해하여 주형에 주입하여 소성가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동 및 동합금은 냉간 가공도에 따라 경도가 증가하고 연신율은 저하한다. 그러나 동의 재결정온도 근방으로 가열(어닐링)하면 경도는 감소하고 연신율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아이스맨의 시대에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단조하고 연신시킬 때 가열하면 응력이 완화된다는 것을 그 당시에도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2) 고대 바빌로니아의 자연동
BC 3100년 무렵에 제작된 작품으로 고대 바빌로니아의 도시에서 출토된 동제 조각품이 있다. 그 조각품 전체는 단조하여 제조하였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동의 가공경화 특성에 따라 이것에 의한 조형은 가공 도중에 가열처리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따라서 이미 이 시기에 지금의 어닐링에 해당하는 기술이 있었던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되어 인간과 열처리의 관계는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욱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명이 된다.
3) 2500년 전의 열처리에 의한 가단주철
2500년 전, 백주철에 열처리를 실시하여 가단주철을 얻었다고 한다. 그 당시 백주철의 취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적어도 BC 500년 무렵에는 어닐링 열처리법을 발명하여 표면층을 탈탄시키고 내부의 시멘타이트를 분해시켜 면화 상 흑연으로 만든 소위 가단주철을 얻었다. BC 500년 무렵에 출토된 한 손도끼와 호미는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가단주철 제품이다. 열처리에 의하여 백주철에서 가단주철을 얻는 것을 발견한 것은 백주철이 의도적으로 준비되었던 것인가 하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앞에서와 같은 우연성은 예상되지 않는다.
4) 다마스크의 칼
열처리가 인류의 지혜와 관계되는 시기는 BC 5000~6000년 무렵이었지만 지식이나 기술이 정착하는 시대는 그보다 훨씬 이후의 시기로써 아마도 재료가 일상 도구 재료로서 가공되고 형을 만들고 이용하는 시대라고 생각된다. ‘다마스크 강의 비밀’의 한 구절에는 “평원을 오르는 태양과 같이 빛날 때까지 가열하고 다음에 황제의 옷처럼 자홍색이 되기까지 근골이 늠름한 노예의 힘이 칼로 이동하여 금속을 단단하게 한다.”라고 표현하였는데, 이 이야기는 BC 9세기의 소아시아에 있었던 말갈 신전의 연대기 중에 있다고 한다. 즉 담금질은 지금으로부터 2800년 이전에 알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5) 현대의 열처리
1970년대 초 영국 금속 학회가 주관하여 당시 열처리 관련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열처리 과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열처리 결과 얻을 수 있는 미세조직과 이에 따른 기계적 성질을 분석한 다음 열처리명(名)의 중복을 피하고 열처리 용어의 혼란성을 최소화하여 학문적으로 열처리를 분류한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열처리 분야가 학문적으로 정립하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열처리 기술이 개발되고 새로운 열처리 과정이 나타남에 따라 열처리의 분류의 보완과 새로운 용어의 정의를 규정할 필요성을 갖게 되었다. 현재 국제 열처리협회의 열처리 용어 분과위원회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계속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하여 가열 사이클에 관계되는 변태영역, 냉각 방법, 상변태 특성, 확산 원자의 종류, 열처리 분위기 등에 따라 학문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
3. 열처리 종류와 특성
1) 보통 열처리
가열과 냉각과정만이 관계되는 열처리이며 처리 결과 얻은 미세조직에 따라 어닐링처리, 퀜칭처리, 템퍼링처리 및 시효처리로 나눌 수 있다.
(1) 어닐링처리
① 어닐링(annealing): 적절한 온도로 가열하여 유지한 다음 적절한 속도로 냉각하여 경도를 감소시키고 가공성을 향상시키며, 냉간가공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원하는 미세조직을 얻는 처리이다.
② 완전 어닐링(full annealing): 아공석강을 Ac3 이상으로 가열하거나 과공석강을 Ac1과 Acm 사이의 온도로 가열한 다음 변태영역에서 서랭시키는 처리이다.
③ 노말라이징(normalizing): 강을 변태영역 이상의 적절한 온도의 오스테나이트영역으로 가열한 다음 공기 중에서 냉각하는 처리이다.
④ 응력제거(stress relieving): 잔류응력을 제거하기 위하여 임계온도 이하의 적절한 온도로 가열한 다음 서랭하는 처리이다.
⑤ 구상화(spheroidizing): 강에 형성되어 있는 탄화물을 구상화하기 위한 처리이며, 구상화처리 결과 강의 인성, 가공성 등이 향상된다.
⑥ 균질화 어닐링(homogenizing annealing): 소정의 고온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유지함으로써 확산에 의해 편석을 제거하고 균일한 조직을 얻는 처리이다.
(2) 퀜칭
강을 오스테나이트화한 다음 급랭에 의해 오스테나이트 전부 또는 일부가 마텐자이트 변태하여 경화되는 처리이며, 아공석강의 오스테나이트화 온도는 Ac3 이상이고 과공석강인 경우 Ac1과 Acm 사이의 온도이다. 퀜칭의 방법으로는 표면 퀜칭, 마템퍼링, 오스템퍼링, 슬랙 퀜칭, 프레스 퀜칭 등이 있다.
(3) 템퍼링처리
퀜칭에 의해서 경화된 강을 공석 온도 이하의 온도로 재가열하여 적절한 시간 동안 유지한 다음 공랭함으로써 연성과 인성을 향상시키고 잔류응력을 제거하며, 조직을 안정화시킬 목적으로 시행하는 처리이다.
(4) 시효처리
① 시효(aging): 열간가공이나 열처리 또는 냉간가공 후 실온이나 실온 이상의 온도에서 기계적 성질의 변화가 일어나는 처리이다.
② 석출경화(precipitation hardening): 용체화처리한 후 급랭하여 과포화 고용체를 얻은 다음 저온으로 재가열하여 과포화 고용체로부터 석출된 미세한 입자에 의하여 경화되는 처리이다.
③ 변형시효(strain aging): 냉간가공된 강을 적절한 저온으로 가열하여 보다 안정된 조직을 얻은 다음 냉각하여 경화하는 처리이다.
2) 화학 열처리
강을 가열하여 오스테나이트화처리 중 강의 표면과 열처리 분위기의 화학적 반응에 의해 강의 표면층에 원소를 확산 침투시킨 다음 급랭하여 표면층을 경화시키는 처리이며, 확산되는 원소의 종류에 따라 금속 또는 준금속 원소에 의한 처리와 비금속 원소에 의한 처리로 분류한다.
3) 가공 열처리
가공이 용이하고 향상된 기계적 성질을 얻기 위하여 열처리와 소성가공을 유기적으로 조합하여 제어되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가공처리이다.
4. 주요 용어 및 관련 직업군
1) 주요 용어
• 안정화처리(安定化處理, stabilizing treatment): 사용조건에 적합하도록 내부응력을 안정화시키는 열처리 조작이다.
• 어닐링(annealing): 재결정(再結晶)이나 고용체로부터의 석출에 의한 냉간가공의 결과 생긴 가공경화를 제거하여 금속을 연화하는 열처리 조작의 일종이다.
• 용체화처리(溶體化處理, solution heat treatment): 합금을 소저 온도로 가열, 급랭시켜 과포화 가용 성분을 고용체에 고용시키기 위한 열처리 조작이다.
• 인공시효(人工時效, artificial aging): 과포화 고용체에서 가용 성분을 석출시켜 금속을 강화하기 위하여 상온 이상으로 합금을 가열하는 열처리 조작으로 ‘석출 열처리(析出熱處理)’ 또는 ‘고온시효(高溫時效)’라고도 한다.
• 퀜칭(quenching): 고용체 내의 가용 성분의 일부나 전체를 유지할 만큼 급속하게 냉각시켜 합금을 강화하는 열처리 조작의 일종으로 ‘담금질’, ‘소입(燒入)’이라고도 한다.
• 트루스타이트(troostite): 오스테나이트를 고온에서 템퍼링 했을 때 생기는 페라이트와 시멘타이트의 혼합조직으로 발견자 Troost의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다.
• 소르바이트(sorbite): 페라이트와 미립 시멘타이트의 기계적 혼합물이다.
• 가공열처리(加工熱處理, thermo–mechanical treatment): ① 소성가공과 열처리를 조합하여 강의 기계적 성질을 향상시키는 조작이다. ② 퀜칭 도중에 과랭 오스테나이트에 외력을 가하여 소성가공하고 열처리를 촉진하는 조작이다.
• 베이나이트처리(베이나이트處理, bainitic treatment): 베이나이트를 얻기 위하여 행하는 열처리 조작이다.
• 표면침탄(表面浸炭, case carburize): 성형체의 표면에 탄소를 확산시키는 열처리 조작이다. 침탄된 표면은 강도와 경도가 증가된다.
2) 관련 직업군
• 금속제련회사(철, 동, 아연, 연, 마그네슘 등)
• 금속가공회사(단조, 주조, 압연, 압출 등)
• 금속관련회사(기계, 자동차, 금속, 전기, 전자, 조선, 화공, 건설, 항공우주 등)
• 공학자(대학교수, 중등학교 교사, 연구원 등)
• 기간산업 및 첨단산업 전 분야
• 공무원
• 공기업
(학문명백과 : 공학, 이우진)